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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너를 보러 간다] 그녀를 보러 갈 때 필요한 것들일상 생활/오늘도 나는 너를 보러 간다 2025. 3. 3. 22:22
그녀가 하늘나라로 떠난 뒤 매달 그녀의 묘를 찾아간다.
그녀는 떠난 날이였고, 그녀가 그래도 건강했을 때는 월급날 마다 외식을 하면서 한 달을 또 잘 보냈다며 자축하고 데이트를 했었다.
나에겐 그저 똑같은 날 중에 하루지만 그녀는 나에게 고생했다며 부족하지 않게 벌어다 줘서 고마워했다.
이제 월말이 되어 가면 월급을 기다리는게 아니라 그녀를 보러갈 준비를 한다.
그녀의 묘비를 딱아주기 위해 물티슈와 티슈를 준비하고, 그녀를 위한 간식 거리를 준비한다.
어쩔 때는 과자를, 어쩔 때는 젤리를, 어쩔 때는 음료수를 준비한다.
깨끗하게 씻고 평소에 잘 하지 않는 면도도 하고 머리를 매만지고 그녀가 사준 옷으로 최대한 이쁘게 입고 향수를 뿌린 뒤 집을 나선다.
차에 타선 기름이 충분한지 확인 후 스타벅스에 들려 그녀가 즐겨마시던 소이라떼를 사서 그녀에게 출발한다.
그녀를 보러 가는 한시간 반 동안 그녀와 같이 듣던 90년대, 2000년대 노래를 틀어 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에게 해줄 이야기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녀가 관심이 있었던 것 위주로 최대한 준비한다. 우리 동네 소식이라든지 그녀가 좋아하던 레고 소식이라든지 가족들 이야기라든지.
집과 회사만 왔다갔다 하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있어도 그녀에게 이야기 해 줄 만한 것을 잘 기억을 해놓거나 메모를 해 놓는다.
그런데, 항상 그녀를 찾아가면 해줄 이야기는 기억이 안나고 메모를 볼새도 없이 슬픔에 잠겨져 혼자서 횡설수설하다가 오곤 한다.
내 욕심일지 착각일지 모르지만, 그녀는 내 수호천사가 되어 항상 곁에 있다 믿는다.
그럼에도 그녀를 찾아갔다 오는 일년의 과정을 통해서 그녀가 있음을 실감나게 해준다.
그래서 나는 또 그녀를 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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