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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에서는 한 명 몫 일만 하면 안되나요
    정성스런 헛소리 2020. 5. 21. 01:53

    얼마전에 아버지와 통화했던 내용이 기억나서 글로 남겨본다.

    일이 많아서 며칠간 퇴근이 늦었었는데, 그래서 집에 연락도 못 했고 피로감에 주변 다른 일에 관심을 가지지도 못했었다. 그 날은 정시 퇴근하면서 집에 전화를 하였다. 그냥 안부 전화였을 것이다.

     

    최근에 퇴근이 늦어서 연락을 잘 못 드렸다고 하니 직장인은 두 명 몫의 돈은 벌어다 줘야 한다며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회사에서는 내 월급 말고도 회사 운영이나 복지에 드는 돈이 있으니 맞는 말 같았다. 안타깝게도 우리 부서는 돈을 벌어오기는 커녕 회사 돈만 사용하는데 내가 어떻게 두 명 몫의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나 싶다. 매출이 없으니 부서가 없어진다거나 다른 부서랑 통합이 될 거라는 루머만 몇 년째 인데 내가 열심히 해도 나 한 명의 인건비도 회사에 못 벌어다 주는 그런 슬픈 상황이라서 아버지에게는 그냥 알겠다며 열심히 해보겠노라며 말하고 전화를 마무리 했었다.

     

    아버지와 전화 통화할 때는 별 생각이 안들었는데, 며칠 지나서 문득 "나"라는 존재는 회사에 어떤 의미인가 싶었다.

    나는 최대한 오래오래 회사에 붙어 있어서 월급받아서 애도 키우고 대학도 보내고 결혼도 시키고 싶은데, 엄밀히 말하면 회사와 나는 근로/고용 계약으로 맺어진 비즈니스 관계가 아닌가. (물론 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나) 나의 노동력이 불필요해지면 회사에서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고 나는 급여나 처우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사직을 할 것이다. 서로의 니즈가 충족이 되어야 하는데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내가 가진 업무 수행력이 회사 기준으로 부족함이 없으면 되지 않을까?

    회사에서 하라는 일 (상사가 하라고 지시한)을 정해진 기간 안에 능력것 해내면 되는데 내 능력이 무한하지 않으므로 하루, 일주일, 한 달 등 일정 기간 내에 내가 해 낼 수 있는 일의 양이 있을 것이다. 나의 업무력이 회사에서 원하는 기준만 충족한다면 나는 월급에 대한 가치를 다한게 아닐까.

     

    그렇다면 업무 수행력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까?

    짧은 회사 생활이지만 업무에 대해서 정량적으로 수치화 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람마다 하는 일이 상이한대 일의 경중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현장 대응을 많이 한 사람과 코드를 많이 한 사람 중 누가 업무 수행력이 높다고 할 것인가? 답이 없어 보인다. 완벽하게 동일한 직무를 하면 모르겠지만 각자 자기의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다면 평가가 어려워 보인다.

     

    이미지가 답이다

    "xxx씨는 참 성실하고 일 잘해" 또는 "xxx씨는 어려운 일을 맞겨도 잘 해"와 같은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면 매우 좋게 평가되고 있다고 보여지겠지만, "xxx씨한테 맡기면 오래걸려" 또는 "xxx씨는 자기 마음대로 일하는 경향이 있어" 등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되면 회사 생활이 좀 힘들것 같다. 결국에 동료들 (상사 포함)이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된다면 나는 회사에 가치가 있는 사람일 것이다.

     

    돈을 받고 일하는 이상 나도 프로페셔널이라고 볼 수 있다. 하루에 최소 8시간은 회사에 귀속되어 나의 노동력을 제공하기로 계약한 바, 나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회사(또는 동료들에게)에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무리하거나 혼자서 너무나 많은 일을 짊어질 필요는 없다. 내가 얼마를 일을 하든 나의 급여는 정해져있는 것이고 나의 능력에 따라서 연봉 인상률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나의 인생을 회사에 올인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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