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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본능적으로 사용하는 "아니"정성스런 헛소리 2021. 4. 5. 02:02
인터넷에서 한국인들이 많이 쓰는 첫마디 분류표를 보았다.
욕을 안써서 나머지 세 개는 나도 정말 많이 쓰는 말들이였다. 나도 어쩔수 없시 한국인인가 보다.
나 스스로는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언제부터 인가 "아니"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말에는 힘이 있다고 하는데, 내가 하는 말을 통해서 듣는 사람의 기분이 바뀔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학생으로 있던 시절에는 화법에 대해서 크게 고민하지 않았었는데, 사회인이 되고 나서는 상황과 장소에 따라서는 말을 가려서 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게 바로 어른이라는 것이니까. 회사에서는 괜한 말 한 마디로 나쁜 이미지를 가질까봐 말을 아끼고 조심해서 말하고 있다. 원래는 말이 많은 사람인데, 발화량 보존의 법칙이라도 있는지 회사에서 말을 많이 안하니 와이프한테 말을 많이 하곤 한다. 우리 부부는 대화가 많은 편이라서 관계가 좋은 부부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내가 와이프한테 "아니"라는 말을 종종 한다는 걸 깨달았다. 요즘에 피로감이 심해서 그런지 머리가 잘 안돌아서 말이 머리에서 정제되지 않고 바로 바로 쏟아져 나오듯이 말을 해서 그런 것 같긴 하지만, 와이프의 이야기에 부정적으로 반응을 많이 했어서 기분을 상하게 한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말이라는게 신기한 것이 같은 내용이라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데, 질문에 대해서 바로 아니라는 뜻으로 "아니"라고 할 필요가 없다.
얼마 전에 다음과 같은 짧막한 대화가 있었다.루루봉 : 류똥아, 의자 위에 있는 핸드청소기 가져다 놓을까?
류똥 : 아니. 그거 내가 쓸라고 놔뒀었어.
루루봉 : 아. 알겠어.
나는 멍 때리고 있었기에 아무런 생각도 없이 질문에 대해서 "아니"라고 대답부터 했었다.
위의 대화에서는 "아니"는 없어도 무방한대도, 상대의 질문에 대해서 반대를 하게 된 것이다. 이런 방식의 대화가 계속 된다면, 부정되어 진다는 감정이 조금씩 쌓이지 않을까 싶다. 위와 같은 대화를 하고 나선 아차 싶어서 반성을 하면서 다음과 같이 대화를 할 걸 후회했다.
루루봉 : 류똥아, 의자 위에 있는 핸드청소기 가져다 놓을까?
류똥 : 아직 덜 써서 다 쓰고 내가 가져다 놓을 게~
루루봉 : 아. 알겠어.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는데, 나한테 제일 소중하고 사람인 와이프 루루봉에게 이쁘게 말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아직 워낙 고쳐야 할 말버릇들이 많지만, 인지하고 스스로 고치려고 하는 마음 가짐이라도 가졌다는 것이 큰 발전이지 않은가. 당분간은 부정적인 어휘를 최대한 덜 써보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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