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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원 지하철을 경험하고 나서
    정성스런 헛소리 2021. 4. 25. 02:52
    출처 : KBS news - https://news.kbs.co.kr/data/news/2019/12/05/4337513_anV.jpg

     
    이번 금요일에 만원 지하철을 경험하고 왔다.

    많은 직장인들이 출퇴근할 때마다 사람들이 꽉찬 지하철을 어쩔수 없이 이용하고 있겠지만, 우리 회사는 자율출퇴근제를 운영하고 있어서 나는 만원 지하철을 경험할 일이 많지 않았다. 사실 이번 금요일에는 만원 지하철을 탈 거라는 것을 생각지도 못하고 있어서 더더욱 힘들었었다.

     

      한 주 동안 힘들게 일하기도 했고, 오랜만에 와이프와 같이 저녁도 먹을 생각에 이번 금요일에는 일찍 퇴근을 했었다. 4시30분에 퇴근해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면 6시 전에 여유있게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집에서 이동을 해서 저녁을 먹기에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세상만사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지 않은가. 금요일까지 보내줘야하는 메일이 있었는데, 다른 일을 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4시가 되었고, 내용 컨펌을 받기 위해서 파트장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리를 비우신 파트장님은 어디를 가신건지 돌아오지 않아 4시 20분에 전화를 드렸으나 받지 않으셨다. 좀 더 기다려보다가 저녁에 집에서 처리하기 위해서 파트장님에게 메시지를 남겨놓고 예상보다 15분이 늦어진 4시 45분에 퇴근을 했다. 어차피 집에서 할 것였으면 기다리지 말고 바로 퇴근을 했었어야 했다.

     

      예상보다 늦어저셔 부리나케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백팩을 맨 등에는 열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겉옷을 벗어서 손에 움켜진 상태로 경보를 하듯이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역에 들어섰다. 평소에도 분당선은 배차간격이 길었지만, 5역 전에 있다는 지하철은 거의 20분이 지나서 도착을 했고 이미 안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서울에서 내려오면서 부터 사람들 모아온 결과였다. 원래의 나라면 그냥 지하철을 보내고 다음 지하철을 탔을 텐데, 다음 지하철은 3역 전에 있었고 6시까지 집으로 가겠다고 약속을 해 놓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사람들을 밀치며 사이에 끼어 탔다.

     

      백팩은 벗어서 두 손으로 잡고 최대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안주기 위해서 노력했었다. 불미스런 일이 생기지 않게 주변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 하려고 했었는데, 그나마 다행이였던 것은 주변에 여성분이 없었다는 것이다. 손 잡을 곳도 없고 나에게 주어진 공간이 많지 않았기에 다리에 힘을 최대한 줘서 중심을 잡고 가야 했다. 너무나 붐비는 상황이였기에 어쩔수 없이 느껴지는 주변 남자의 체온이나 신체 접촉은 불쾌할 수 밖에 없었다. 왜 같은 남자끼리의 신체 접촉은 그렇게 기분이 안좋은지 모르겠다. 문 앞쪽에 서 있었기에 내리는 사람들 길을 막을까 같이 내렸다 타곤 했는데, 성격 급한 사람이 멀마나 많은지 뒤에서 밀치고 가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였다. 정차하는 역마다 내리는 사람이 많긴 했지만 타는 사람도 많아서 계속 붐비는 지하철을 타고 갈 수 밖에 없었다.

    1호선으로 갈아타러 가서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분당선도 1호선도 바로바로 못타서 기다려서 타다 보니 결국에 예상했던 것 보다 늦게 집에 도착하게 되었다. 계획했던 것과는 다른 저녁시간이였지만, 와이프와 같이 저녁 먹고 산책도 하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번에 만원 지하철을 타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

    1. 자율출퇴근제가 정말 좋다.

    우리 회사는 자율출퇴근제를 운영하기 때문에 10시즘에 출근을 해서 7시 이후에 퇴근을 하고 있다. 늦게 잠에 드는데다가 아침잠이 많은 나에게는 정말이지 감사한 제도이다. 9시 이후에는 확실히 사람도 많지 않아서 쾌적(?)하게 출근할 수 있다. IT쪽에서는 자율출퇴근을 많이하지만 아직 보편적이지 않은데, 많은 직장인들이 나와 같이 출퇴근 시간에 좀 덜 스트레스 받으면 좋겠다.

     

    2. 만원 지하철을 타고다니면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참 대단하다.
    나야 가끔 만원 지하철을 타지만, 매일 출퇴근하면서 만원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고생이 많겠다. 생업을 위해서, 가정을 위해 힘들지만 늦지 않게 위해서 어쩔수 없이 사람이 가득한 지하철에 비집고 들어가는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이 대단하고 안타깝다. 내 와이프도 예전에 서울에서 출퇴근할 때 경험했었다고 의연하게 말하던데, 참 마음이 아프면서 고마웠다. 이전에는 막연하게 힘들겠거니 했는데, 직접 경험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가 조금이나마 됐다.

     

    3. 더 여유있게 다니자
    시간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서 조금 일찍도착하게 다니곤 한다. 상황이 내 생각과 다를 수 있어서 이번과 같이 늦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이동해야겠다. 이번의 경우에도 나에게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만원 지하철은 보내고 다음 지하철을 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다음 지하철이라고 해서 여유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특히나, 금요일은 주말을 앞두고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30분 정도는 더 여유를 가지고 이동해야겠다. 이런 말을 하면 와이프가 극단적이라고 할 것 같지만, 금요일에는 4시 전에 퇴근할 수 있는 것 아니면 차라리 늦게 퇴근하는게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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