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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력이 안좋아서 쓰는 글
    정성스런 헛소리 2020. 4. 14. 01:14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 글쓰는 법에 대해서 관심이 많이 가는데

    최근에 읽었던 김민태 저 "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에서 평소에 내가 생각하던 것과 유사한 내용이 있어서 가져왔다.

    "에디톨리지"를 펴낸 김정운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 지식인은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검색하면 다 나오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지식인은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잘 엮어내는 사람이다." 이말은 편집이 곧 창조이라는 의미다.

    - 김민태 저 "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 발췌

    나는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아니다. 무언가를 오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고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만한 것만 기억나곤 한다. 그래서 스스로를 메모리 용량이 작은 컴퓨터에 비유를 하곤 한다. 컴퓨터에서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메모리에 로딩을 해 놓아야 한다. 그런데 메모리 크기가 무한대이지 않으므로 모든 것을 메모리에 저장해 놓을 수만은 없게 되고 그럼 결국 새로운 데이터를 메모리에 올리기 위해서는 기존에 있던 데이터에 덮어 써야 하는데, 내 기억력이 딱 그렇다. 안쓰는 건 오래 가지 않아서 머리속에서 사라지듯이 기억이 안나곤 한다.

     

    고등학교 때 생물 공부를 많이 해서 수능에서도 만점을 받았었는데, 생물과 관련이 없는 컴퓨터공학과로 진로를 정하면서 입학과 동시에 머리속에서 지워졌다. 단편적인 예시일뿐 대부분에서 이런 매카니즘이다. 안쓰는 것 같으면 가차없이 삭제해버린다.

     

    그래도 좋은 점은 지나간 일에 대해서 오랫동안 후회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많이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는 우리나라에서는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 능력있는 사람으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제 학창시절의 시험에서는 대부분이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해서 평가하는게 대부분이였다. 대학교라고서 다르진 않지만 말이다. 기억력이 좋으면 확실히 생산성이 높아지긴 하지만 요즘같은 세상에 많이 알고 있는게 정말 뛰어난 능력인가?

     

    예전에 이런 선배도 있었다.

    "IANA가 뭐에 줄임말인줄 알아?"

    "음 글쎄요. 그거 전세계 인터넷 망에서 사용할 IP 관리하는 곳 아니에요?" 

    "그것도 모르면서 어떻게 전공자라고 말할 수 있냐 쯧쯧"

     

    검색하면 바로 알 수 있는 내용, 혹은 풀어서라도 검색하면 알 수 있는 내용을 꼭 기억하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

    인터넷이 없는 곳에서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마치 요즘에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다보니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제 단순한 정보에는 큰 가치가 없어졌다. 김정운 교수의 말대로 정보와 정보를 엮어서 어떻게 새로운 정보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지가 더욱 중요하다. 세상은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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